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3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나무병에 우유를 담는 일, 살갗을 찌르는 꼿꼿한 밀 이삭을 따는 일, 암소들을 신선한 오리나무 옆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일, 숲의 자작나무를 베는 일, 경쾌하게 흘러가는 시내 옆에서 버들가지를 꼬는 일, 어두운 벽난로와, 옴 오른 늙은 고양이와, 잠든 티티새와, 즐겁게 노는 어린아이들 옆에서 낡은 구두를 수선하는 일, 한밤중 귀뚜라미들이 날카롭게 울 때 처지는 소리를 내며 베틀을 짜는 일, 빵을 만들고 포도주를 만드는 일, 정원에 양배추와 마늘의 씨앗을 뿌리는 일, 그리고 따듯한 달걀을 거두어들이는 일 * * * * * * * * * * * * * * * * 프랑시스 잠은 운동주 시인의 과 백석 시인의 에 등장하는 프랑스 시인이다. 어머님, 나는 ..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마른 잎 두드리는 빗방울 하나 마른 잎 두드리는 빗방울 하나. 느릿느릿, 오래도록, 그 빗방울은 늘 한 장소에서 두드리고 다시 또 일념으로 두드린다...... 초췌한 이 마음을 두드리는 그대 눈물 한 방울. 느릿느릿, 오래도록, 그 괴로움은 늘 한 장소에서 시간처럼 집요하게 소리 울린다 하지만 그 잎과 마음에는 밑 빠진 공허가 안에 들어 있기에, 나뭇잎은 빗방울을 끝없이 받아내고 견딜 것이다. 마음도 송곳 같은 그대를 끝없이 받아내고 견딜 것이다 * * * * * * * * * * * * * * * *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그의 이름은 잼스dʒɛms가 아니라 잠ʒam으로 발음됨)은 1868년 12월 2일 오트피레네 주 투르네에서 태어나 1938년 11월 1일 바스피레네 주 아스파랑에서..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집 안은 온통 장미들로 가득하리라... 집 안은 온통 장미와 벌들로 가득하리라. 오후에는, 만도의 종소리 들려오고, 투명한 보석 빛깔의 포도알들은 느리게 움직이는 그늘 아래 햇살을 받으며 평화롭게 잠들어 있으리라. 아, 그곳에서 나는 그대를 마음껏 사랑하리! 나는 그대에게 바치리, 스물네 살의 내 온 마음을, 그리고 장난기 넘치는 내 마음을, 나의 오만과 백장미 같은 나의 시를. 하지만 나는 그대를 알지 못하고, 그대는 아직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나는 알고 있을 뿐이다, 만일 그대가 살아있다면, 그래서 나처럼 초원 한 복판에 있다면, 우리는 황금빛 꿀벌 아래에서, 시원한 시냇물가, 무성한 나뭇잎 아래에서, 웃으며 입 맞추리라는 것을, 귀에 들리는 건 오직 태양의 열기뿐. 그대의 귓가엔 개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