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은 온통 장미들로 가득하리라...
집 안은 온통 장미와 벌들로 가득하리라.
오후에는, 만도의 종소리 들려오고,
투명한 보석 빛깔의 포도알들은
느리게 움직이는 그늘 아래 햇살을 받으며 평화롭게 잠들어 있으리라.
아, 그곳에서 나는 그대를 마음껏 사랑하리! 나는 그대에게 바치리,
스물네 살의 내 온 마음을, 그리고 장난기 넘치는 내 마음을,
나의 오만과 백장미 같은 나의 시를.
하지만 나는 그대를 알지 못하고, 그대는 아직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나는 알고 있을 뿐이다, 만일 그대가 살아있다면,
그래서 나처럼 초원 한 복판에 있다면,
우리는 황금빛 꿀벌 아래에서,
시원한 시냇물가, 무성한 나뭇잎 아래에서,
웃으며 입 맞추리라는 것을,
귀에 들리는 건 오직 태양의 열기뿐.
그대의 귓가엔 개암나무 그늘이 드리우고,
그러면 우리는 웃음을 멈추고 입을 섞으리라,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우리들의 사랑을 말하기 위해,
그리고 나는 찾으리라, 그대의 붉은 입술에서
황금빛 포도, 그리고 붉은 장미와 꿀벌의 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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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aison serait pleine de roses---
La maison serait pleine de roses et de guêpes.
On y entendrait, l’après-midi, sonner les vêpres;
et les raisins couleurs de pierre transparente
sembleraient dormir au soleil sous l’ombre lente.
Comme je t’y aimerais! Je te donne tout mon cœur
qui a vingt-quatre ans, et mon esprit moqueur,
mon orgueil et ma poésie de roses blanches;
et pourtant je ne te connais pas, tu n’existes pas.
Je sais seulement que, si tu étais vivante,
et si tu étais comme moi au fond de la prairie,
nous nous baiserions en riant sous les abeilles blondes,
près du ruisseau frais, sous les feuilles profondes.
On n’entendrait que la chaleur du soleil.
Tu aurais l’ombre des noisetiers sur ton oreille,
puis nous mêlerions nos bouches, cessant de rire,
pour dire notre amour que l’on ne peut pas dire;
et je trouverais, sur le rouge de tes lèvres,
le goût des raisins blonds, des roses rouges et des guê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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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그의 이름은 잼스dʒɛms가 아니라 잠ʒam으로 발음됨)은 1868년 12월 2일 오트피레네 주 투르네에서 태어나 1938년 11월 1일 바스피레네 주 아스파랑에서 사망한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이자 비평가이다.
프랑시스 잠은 일생을 남프랑스의 피레네 산록에서 살면서 자연과 동물과 농민과 신을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천진스럽고 따스한 마음으로 노래한 시인이다.
꿈과 이상만을 쫒던 상징주의 말기의 시에 대해 그의 시는 프랑스 시의 청순함과 소박함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시인의 개성이 뚜렷이 나타나고 훌륭한 시인으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된 것은 그가 제1의 시집 『새벽 기도 종부터 저녁 기도 종까지 De l’Angélus de l’aube à l’Angélus du soir (1898)』와 제2의 시집 『앵초의 상 Le Deuil des primevères (1901)』을 출간한 이후부터이다.
그의 제3시집 『하늘의 푸른 공간 Clairières dans le ciel (1906)』을 중심으로 하여 그의 시는 차츰 정신화하고 기독교에 경도되는 모습을 보인다.
“잠에게는 정녕 거울을 처음 본 어린애가 거기에 비친 物像(물상)이 신기로워 그것을 뒤집어 보기 전까지의 천진스러운 경탄이 있다.”(곽광수, 『프랑시스 잠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