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의 죽음 여행자여, 그대는 새벽녘에 길을 떠나야 하오 개의 코끝처럼 축축한 대지 위에 그대의 발을 문질러야 하오 해가 떠올라, 그대의 등불을 끄게 하오 희미한 빗살이 하늘빛 속으로 파고드는 걸 보시오 일찍 일어나 괭이에 붙은 지렁이를 떨치기 위해 무명으로 동여맨 다리, 그대의 그림자를 활기차게 뻗친다오 황혼의 죽음과 슬픈 보복이 아니오 이 부드러운 점화, 살며시 멀어져 가는 미풍 달리는 상쾌함, 그리고 새로이 시작되는 하루에 대한 불안감 짐을 실은 낡은 배는 움츠리고 잠든 시장을 깨우기 위한 얼굴 없는 무리가 되어 안개 속을 덮친다오 어느 겨울날 갑작스레 이 덮개 위로 새벽녘 외로운 트럼펫 주자의 죽음을 불러온 폭도와도 같이 새하얀 깃털 조각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의식이었네 화해는 우울하게 지속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