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의 전형(典型) 노란 버스를 타고 그 마을을 지났지 깜박할 새 들어섰었지, 깜박할 새 빠져나왔었지 최초의 집, 최후의 집, 그저 그것뿐 난 이름을 잊었던가? 난 도대체 읽기나 읽었던가? 포도밭과 목장(牧場) 사이 헤센 지방의 시골 거리 뉘 초록빛 사립문 앞에 기대 섰었지 그때 뉜 문득 나를 봤었지 지나고 나서 난 돌아다보았지 뉘 아는 체를 했지 뉘라고 불러 실례될까? 미리 용서받을 겨를도 없었지. 난 뉘라고 부르겠다. 난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때 뉘 곁에 가서 섰더라면 하고 뉘도 같은 심정은 아니었는지? 나하고 같은 심정은? 우연에는 분별이 없다. 이를테면 장님이지 느닷없이 우리한테 손을 내밀었다 도로 거둬들였지 꼭 겁 많은 어린애처럼 난 굳게 믿기로 다짐했다. 너야말로 바로 그 사람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