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 3

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

삶의 불행 나는 때때로 삶의 불행을 만났다. 그것은 꼬록꼬록 숨 막히는 개천이었고, 말라비틀어진 잎사귀를 포장하는 것이었으며 넘어지는 말(馬)과 같았다. 신의 무관심을 슬며시 열어주는 경탄스러운 일 이외, 나는 아무것도 잘 알지 못했는데, 그것은 한낮의 잠에 취한 조각상, 구름, 높이 솟은 사냥매였다. * * * * * * * * * * * * * * * * * 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 1896.10.12 ~ 1981.9.12)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출생하였다.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시를 습작하였으나, 대학 재학 중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보병장교로 참전하였다. 1922년 《프리모 템포 Primo Tempo》지를 창간하고, 《소라리아》지의 편집에도 참여하였으며,..

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

죽음을 말한다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인식할 수가 없다는 것 더 이상 인식할 수가 없다는 것은 죽었다는 것 더 이상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증언을 못한다는 것 더 이상 증언을 못한다는 것은 죽었다는 것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 더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은 죽었다는 것 더 이상 사랑할 수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용서를 못한다는 것 더 이상 용서를 못한다는 것은 죽었다는 것 더 이상 살아 있는 것이 못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변화할 수가 없다는 것 더 이상 변화할 수가 없다는 것은 죽었다는 것 * * * * * * * * * * * * * * * * * 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1896년 10월 12일 ~ 1981년..

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

오수(午睡) 뜨겁게 달아오른 정원의 담벼락에 바싹 대고 파리한 얼굴로 오수에 빠진다. 가시덤불 사이로 검정새들이 똑똑 쪼는 소리 그리고 뱀들이 스치는 소리를 듣는다. 갈라진 땅의 틈새로, 혹은 풀잎 위로 나지막한 흙더미 위로 쉴 새 없이 무너지다 엇갈리는 빨간 개미들의 행렬을 본다. 벌거벗은 꼭대기에 매미들이 찢어질 듯 우는 동안 하느적이는 나뭇잎 사이사이로 바다 물결이 멀리서 헐떡이고 있다. 눈부신 햇살 속에 방황하는 우리의 삶과 괴로움이여, 그대는 꼭대기에 병조각들이 박힌 담장을 따라가는 것과 어찌 그리도 똑같은가, 서럽고, 놀란 마음으로 느껴 본다. * * * * * * * * * * * * * * * * * 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1896년 10월 12일 ~ 1981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