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런 말레이스 토머스(Dylan Marlais Thomas) 3

딜런 말레이스 토머스(Dylan Marlais Thomas)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늙은 나이는 날 저물 때 열내고 몸부림쳐야 한다.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똑똑한 이들은 끝장에 이르러서야 어둠이 마땅하다 알지만, 자기네 말로써 번개를 가르지 못한 까닭에, 그 좋은 밤 속으로 온순히 가지 않는다. 착한 이들은 마지막 파도가 지난 후 자기네의 연약한 행적이 푸른 포구에서 얼마나 빛나게 춤추었을지 억울해 울면서,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달아나는 해를 붙잡고 노래한 사나운 이들은, 섭섭히 해를 보내준 걸 뒤늦게 알고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죽음이 가까운 심각한 이들은 눈멀게 하는 시각으로, 멀은 눈도 유성처럼 불타고 명랑할 수 있음을 깨닫고,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딜런 말레이스 토머스(Dylan Marlais Thomas)

푸른 도화선 속으로 꽃을 몰아가는 힘이 푸른 도화선 속으로 꽃을 몰아가는 힘이 푸른 내 나이 몰아간다; 나무들의 뿌리를 시들게 하는 힘이 나의 파괴자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구부러진 장미에게 말할 수 없다 내 청춘도 똑같은 겨울 열병으로 굽어졌음을. 바위틈으로 물을 몰아가는 힘이 붉은 내 피를 몰아간다; 모여드는 강물을 마르게 하는 힘이 내 피를 밀랍처럼 굳게 한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내 혈관에게 입을 뗄 수가 없다 어떻게 산속 옹달샘을 똑같은 입이 빠는지를. 웅덩이의 물을 휘젓는 손이 모래수렁을 움직인다; 부는 바람을 밧줄로 묶는 손이 내 수의(壽衣)의 돛폭을 잡아끈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목 매달린 자에게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내 살(肉)이 목을 매다는 자의 석회가 되는지를. 시간의 입술..

딜런 말레이스 토머스(Dylan Marlais Thomas)

내가 뜯는 이 빵은 내가 뜯는 이 빵은 전에 귀리였다. 이국 땅 나무에 매달렸던 이 포도주가 그 열매 속에 뛰어들었다. 낮에는 사람이 밤에는 바람이 그 곡식을 쓰러뜨렸고, 그 포도의 기쁨을 파괴했다. 한 때 이 포도주 속에서 여름 피가 덩굴을 장식한 살 속으로 쳐들어갔고, 한 때 이 빵 속에서 귀리는 바람 속에서 즐거웠는데, 인간은 태양을 부수고, 바람을 끌어내렸다. 네가 쪼개는 이 살, 네가 혈관 속에서 황량하게 만드는 이 피는 관능의 뿌리와 水液(수액)에서 자란, 귀리였고, 포도였다. 내 포도주를 네가 마시고, 내 빵을 네가 물어뜯는다. * * * * * * * * * * * * * * * * 딜런 말레이스 토머스(Dylan Marlais Thomas, 1914년 10월 27일 ~1953년 11월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