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떼새와 노는 치에코 사람 하나 없는 구주쿠리(九十九里)의 모래사장 모래에 앉아 치에코는 논다. 수많은 친구가 치에코의 이름을 부른다. 치이, 치이, 치이, 치이, 치이 -- 모래에 작은 발자국을 남기며 물떼새가 치에코에 다가온다. 계속 무언가 중얼거리던 치에코가 두 팔을 들어 새를 부른다. 치이, 치이, 치이 -- 양손에 쥔 조개를 물떼새가 달라고 조른다. 치에코는 조개를 후드득 후드득 던진다. 몰려드는 물떼새가 치에코를 부른다. 치이, 치이, 치이, 치이, 치이 -- 인간 세계를 훌훌 버리고, 이제는 자연(自然) 저편으로 떠나버린 치에코의 뒷모습이 동그마니 보인다. 석양은 한참이나 떨어진 여기 방풍림(防風林)까지 물들이고 흩날리는 송화(松花) 가루 아래 나는 언제까지나 마냥 서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