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곡은, 김정훈 - 징 ======================== 여윈 잠 깨어 古巖 눈을 뜨면 오늘 할 일, 하루 갈 길 오로지 사는 것 바쁘고 해지고 자리에 누워서도 내일은 낫겠지 풀어진 꿈은 허연 목덜미로 돌아눕는다. 사랑한 만큼 사랑해야 할 것임을 알면서도 때까치소리 유난한 고목(枯木)이 잠을 붙들고 꽃나비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고기작거리는 세월 달래어 본들 한낱 접힌 흔적으로 남겨질 일 살손 붙인 물레방아는 겨드랑이 땀 식힐 줄 모르고 물결 젓는 데 열두 구비 등성이에서 신발하나 벗겨진 채 살아가는 연습만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