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콜록콜록거리고 기운이 없다고 안사람에게 엄살을 떨었더니, 그날 저녁, 한 잔 쭈욱 들이켜라고 액체로 된 보약을 아내가 건네는 것이었어요. 배 액기스로 만든 것이라 감기 예방에 좋다는 거예요. 남편 건강 생각하는 집사람의 정성에 고마웠지만, 그날따라, 직업정신이 발동했었던지, 고맙다는 말을 꺼내기보다, 엑기스를 대신해서 쓸 수 있는 우리말을 설명해줬습니다. '엑기스'는 우리말로 '진액' 혹은 '농축액'이라고 바꾸어 쓸 수 있는데요. 그러니까, 배 액기스라는 말 대신, '배 진액' 혹은 '배 농축액'이라는 말을 쓰면 됩니다. 감사 인사보다 일장 연설을 듣고 난, 집사람은 뾰로통해지며, 왜 그리 쿠사리가 심하냐고 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쿠사리도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