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R·프로스트

높은바위 2015. 5. 14. 08:12

 

 

 

            창가의 나무

 

내 창가에 서 있는 나무, 창가의 나무여

밤이 오면 창틀은 내리게 마련이지만

너와 나 사이의

커튼은 결코 치지 않으련다.

 

대지에서 치솟은 몽롱한 꿈의 머리

구름에 이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

네가 소리 내어 말하는 가벼운 말이

모두 다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나무여, 바람에 흔들리는 네 모습을 보았다.

만일 너도 잠든 내 모습을 보았다면

내가 자유를 잃고 밀려 흘러가

거의 절망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리라.

 

운명의 여신이 우리 머리를 마주 보게 한 그 날

그녀의 그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네 머리는 바깥 날씨에 많이 관련되고

내 머리는 마음 속 날씨에 관련되어 있으니.

 

 

 

* R·프로스트는 미국 뉴잉글랜드의 시인이라 일컬어지지만,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은 샌프란시스코였다.

로버트가 열 살 때 그의 부친이 결핵으로 돌아가자 어머니는 자식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 뒤로 프로스트는 3년 동안(1912-1915)의 영국 거주 이외에는 뉴햄프셔와 버몬트에서 살게 된다.

 

프로스트의 초기 두 권의 시집인 <소년의 의지(A Boy's Will,1913년)>와 <보스턴의 북쪽(North of Boston,1914년)>은 영국에서 출판되었다.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간 프로스트는 뛰어난 시인으로 받아 들여졌다.

그 뒤 그의 명성은 점차 높아져 여러 차례 상을 받았으며, 국민적인 시인으로서 존경을 받게 되었다.

 

그의 시의 특징은 한가한 일상의 풍물을 담담하게 묘사함에 있으며,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뒷날의 시에는 사회비평도 엿보인다.

시집 외에 시선집〈프로스트 시집>(1949년)이 있고, 두 편의 시극 <이성의 가면극>(1945년),〈자비의 가면극>(1947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