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R·프로스트

높은바위 2015. 5. 15. 08:21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이것이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겠다

물론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그는 내가 여기 서서 눈이 가득 쌓이는

자기 숲을 보고 있음을 못 볼 것이다.

 

내 작은 말은, 근처에 농가도 없고

숲과 얼어 붙은 호수 사이에

한 해의 가장 어두운 저녁에

서 있음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내 작은 말은 방울을 흔들어

무슨 잘못이라도 있는가고 묻는다

다른 소리라고는 다만 스쳐가는

조용한 바람과 솜털 같은 눈송이뿐.

 

아름답고 어둡고 아늑한 숲 속.

그러나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 이 시는 프로스트의 시 중에서 특히 유명한 것으로서 그의 시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그의 고향인 뉴잉글랜드의 겨울 시골 풍경, 고독한 나그네, 마지막 시구(詩句)에 나타난 책임감과 인생에 대해서의 의무의 수행 등 엄격한 생활 태도 특히 마지막 시행은 반복하여 노래함으로 해서 강조되어 있고, 이 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바로 퓨리턴(청교도)의 땅 뉴잉글랜드 태생의 시인다운 진지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