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曠野에 와서
興安嶺 가까운 北邊의
이 광막한 벌판 끝에 와서
죽어도 뉘우치지 않으려는 마음 위에
오늘은 이레째 暗愁의 비 내리고
내 망나니를 본받아
화톳장을 뒤치고
담배를 눌러 꺼도
마음은 속으로 끝없이 울리노니
아아 이는 다시 나를 過失함이러뇨
이미 온갖을 저버리고
사람도 나도 접어주지 않으려는 이 자학의 길에
내 열 번 패망의 인생을 버려도 좋으련만
아아 이 悔悟의 앓임을 어디메 號泣할 곳이 없어
말없이 자리를 일어나와 문을 열고 서면
나의 탈주할 사념의 하늘도 보이지 않고
정거장도 이백리 밖
암담한 진창에 갇힌 철벽 같은 절망의 광야!
1940. 인문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