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지 않는 꽃
나는 땅을 갈아 도랑을 파고 잡초를 뽑고
그리고 활짝 핀 꽃을 시장에 가져갔다.
그러나 아무도 사는 이 없어 집으로 가져왔지만
그 빛깔 너무 찬란하여 몸에 치장할 수도 없다.
그래서 여기저기 꽃씨를 뿌렸나니
내가 죽어 그 아래 묻히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까마득히 잊혀지고 말았을 때
나와 같은 젊은이가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어떤 씨앗은 새가 쪼아 먹었고
어떤 것은 계절의 매움에 상처받았으나
그래도 이윽고 여기저기에
고독한 별들을 피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벼운 잎을 지닌 봄이 올 때마다
매해 빠짐없이 꽃을 보여 줄 것이며
그리고 내가 죽어 이미 사라지고 만 뒤에
불행한 젊은이가 몸에 장식할 수 있게 되리라.
* 알프레드 에드워드 하우스먼(Alfred Edward Housman : 1860-1936)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유명한 고전학자로 전문적인 업적도 많은 20세기의 대표적인 학자시인이다.
그의 시는 고전적인 간결한 표현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