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과 그 비극의 역사/아버지의 城

하늘이여

높은바위 2019. 6. 27. 18:38

 

 

 

하늘이여

 

 

하늘이여

마디마디 옹이로 굳은

목숨을 보소서

 

욕정처럼 풋풋이 번지는 노을 길에

향수 어린 손 저으면서

기슭으로 돌아가는

마른 잎새들의 흐느낌을 보소서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저물어 가는

길목에서

역사의 뒷그림자를 밟고 선

외로운 목숨을 보소서

 

나는 북녘 땅

고향으로 잃어버린

내 영혼의 반쪽을 찾아 가고 싶습니다.  

 

한 알의 풀씨가 되어

한 줌의 바람이 되어

가슴에 남은 시의 현을 뜯으며

훨훨 날아가고 싶습니다.

 

하늘이여

마디마디 옹이로 굳은

이 목숨을 굽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