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하늘이여
마디마디 옹이로 굳은
목숨을 보소서
욕정처럼 풋풋이 번지는 노을 길에
향수 어린 손 저으면서
기슭으로 돌아가는
마른 잎새들의 흐느낌을 보소서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저물어 가는
길목에서
역사의 뒷그림자를 밟고 선
외로운 목숨을 보소서
나는 북녘 땅
고향으로 잃어버린
내 영혼의 반쪽을 찾아 가고 싶습니다.
한 알의 풀씨가 되어
한 줌의 바람이 되어
가슴에 남은 시의 현을 뜯으며
훨훨 날아가고 싶습니다.
하늘이여
마디마디 옹이로 굳은
이 목숨을 굽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