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프랑스

프레베르

높은바위 2015. 2. 9. 18:47

 

 

          고엽(枯葉)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을.

그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도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날들을 잊을 수 없어,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또 모든 뉘우침도 함께

북풍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 저편으로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었지. 

네가 불러 준 그 노랫소리

그건 우리 마음 그대로의 노래였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고

우리 둘은 늘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남 몰래 소리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 놓는다.

그리고 헤어지는 연인들의 모래에 남긴

발자취를 물결이 지운다.

 

 

 

* 프레베르(Jacques Prévert : 1900-1977)는 시인으로서의 출발은 쉬르레알리즘 운동에의 참가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일반 대중에게는 전혀 종잡을 수 없는 기묘한 것의 대명사이기조차 한, 이 운동에서 전후 프랑스 시인 중 가장 인기를 누린 시인이 나왔다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