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졌나 봅니다
요즘
나는 요정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요술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행복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그대를 생각할 때
세상은 눈부시게 빛나고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더없이 아름다운
선녀가 됩니다.
혼자
허공을 바라보며
히죽이 웃는 나를 바라보며
동료들이 갖은 말로 놀려대며
박장대소합니다.
그 소리에 놀라 문득
정신을 차릴라치면
순식간에
요정의 나라는 사라지고
선녀 같은 당신의 모습도 사라지고
메마르고 시끄러운
현실 세계가 성큼 다가옵니다.
그러고 보면
현실이란
낙원에 대한
꿈과 희망을 포기한 사람들,
삶 속에서
요술을 보는 눈을 잃은 사람들의
세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사랑과 믿음과 희망을 간직하려는
힘과 의욕을 잃은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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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리히 샤퍼(Ulrich Schaffer, 1942 ~ )는 캐나다의 시인이자 사진작가이다.
울리히 샤퍼는 1942년 독일에서 태어나, 1953년 캐나다로 간 후 문학을 공부하였다.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였으며,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교수생활을 했으며 30여 권이 넘는 책을 썼다.
그의 저서로는 『커가는 사랑』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