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그외 나라

캐나다:울리히 샤퍼(Ulrich schaffer)

높은바위 2024. 11. 9. 06:48

 

사랑에 빠졌나 봅니다

 

요즘

나는 요정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요술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행복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그대를 생각할 때

세상은 눈부시게 빛나고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더없이 아름다운

선녀가 됩니다.

 

혼자

허공을 바라보며

히죽이 웃는 나를 바라보며

동료들이 갖은 말로 놀려대며

박장대소합니다.

 

그 소리에 놀라 문득

정신을 차릴라치면

순식간에

요정의 나라는 사라지고

선녀 같은 당신의 모습도 사라지고

메마르고 시끄러운

현실 세계가 성큼 다가옵니다.

 

그러고 보면

현실이란

낙원에 대한

꿈과 희망을 포기한 사람들,

삶 속에서

요술을 보는 눈을 잃은 사람들의

세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사랑과 믿음과 희망을 간직하려는

힘과 의욕을 잃은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 * * * * * * * * * * * * *

 

* 울리히 샤퍼(Ulrich Schaffer, 1942 ~ )는 캐나다의 시인이자 사진작가이다.

울리히 샤퍼는 1942년 독일에서 태어나, 1953년 캐나다로 간 후 문학을 공부하였다.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였으며,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교수생활을 했으며 30여 권이 넘는 책을 썼다.

그의 저서로는 커가는 사랑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