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정겨운 우리말

높은바위 2022. 8. 26. 10:02

 

들으면 들을수록 정겹고 친근한 우리말.

글을 쓸 때 우리말을 잘 구사한다면, 훨씬 아름다운 글이 될 것입니다.

정겨운 우리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앙바틈하다 : (형용사) 짤막하고 딱 바라져 있다.

  예 : 앙바틈한 체구 / 그 체격으로 말하면 아래위를 툭 찢은 듯 앙바틈하고 똥똥하며, 앞가슴이 딱 바라지고...... (이희승의 "딸각발이 선비의 인생")

 

2) 허수하다 : (형용사) 마음이 허전하고 서운하다. 짜임새나 단정함이 없이 느슨하다.

  예 : 자기만 돌아봐 줄 그가 아닌 것을 아사달도 번연히 알건마는 어쩐지 마음 한 모서리가 허수하게 비어 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현진건의 "무영탑")

옥이라고 허수하기 짝이 없어서 옥문을 열고 안에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앞에 있는 창살 틈으로...... (홍명희의 "임꺽정")

 

3) 옹송그리다 : (동사) 춥거나 두려워 몸을 궁상맞게 몹시 옹그리다. 입술을 움추리어 꽉 깨물다.

   예 : 아버지는 돌을 괴어 올려놓은 냄비에 쌀을 일어 붓고 담뱃대를 옹송그려 문 채 어린 아들에게 이런 말을 뇌까렸다. (이문희의 "흑백")

 

4) 섬서하다 : (형용사) 지내는 사이가 서먹서먹하다.

   예 : 그런 낌새가 있다 해서 춘복이가 공배 내외를 대하는 것이 예전과 다르게 섬서해진 구석은 없었다. (최명희의 "혼불")

 

5) 곰비임비 : (부사)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말.

   예 : 병일은 곰비임비 술을 들이켰다. (현진건의 "적도")

 

6) 갓밝이 : (명사) 날이 막 밝을 무렵.

   예 : 두 젊은이는 대둔산 서북쪽 계곡을 타고 내려갔다. 초겨울 갓밝이의 냉기가 차갑게 볼을 할퀴었다. (송기숙의 "녹두장군")

 

7) 곱새기다 : (동사) 남의 말이나 행동 따위를 그 본뜻과는 달리 좋지 않게 해석하거나 잘못 생각하다.

   예 : 영감의 말뜻이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은 누가 들어도 환했으나 놈들은 억지로 곱새기며 생트집을 잡고 나왔다. (송기숙의 "자릿골의 비가")

 

8) 옴니암니 : (명사) 아주 자질구레한 것. 자질구레한 일에 대하여까지 좀스럽게 셈하거나 따지는 모양.

   예 : 안 쓴다 안 쓴다 했어도 옴니암니까지 계산하니까 꽤 들었어요. (국립국어원) 반장이 세 시간 동안에 받은 진술을 그들은 옴니암니 따져 가며 아홉 시간이나 걸려 확인한 것이었다. (이문열의 "변경")

 

9) 보리누름 : (명사) 보리가 누렇게 익는 철.

   예 : 보리누름에 피는 흰 찔레꽃 떨기들을 뭉쳐 만들어 낸 듯한 여자...... (한승원의 "해일") 고향으로 우리 돌아가자 보리누름 뻐꾹새 우는 무변(無邊)의 호숫가에 가는 태양 오는 달을...... (박인술의 "날이 갈수록")

 

10) 미쁘다 : (형용사) 믿음성이 있다.

   예 : 눈 끄는 골 있으면 바람 빛나는 봉우리 섬길 일이며 섬길 일로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 품지 않을때 고난의 축복의 문, 미쁘다. (한정옥의 "내 몸의 가시")

 

11) 나비잠 : (명사)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편히 자는 잠.

   예 : 팔을 어깨 위로 쳐들고 나비잠을 자던 갓난아이가 얼굴을 심하게 구기며 울기 시작했다. (진용선의 "정선아라리")

 

12) 높드리 : (명사) 골짜기의 높은 곳.

   예 : 우리는 고개티를 지나 젖봉이 흘러내린 높드리로 빠져 들어갔다. 숲이 짙었고,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시끄러웠다. (김원일의 "노을")

 

13) 스리 : (명사) 음식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

   예 : 아직도 짜고 냄새가 고약한 그것이 입 안에 에두르고 있는 것 같아 스리 부위가 알알했다. (이연주의 "아버지의 문상")

 

14) 아늠 : (명사) 볼을 이루고 있는 살.

   예 : 그제야 아내는 말귀가 열리는가 아늠을 씰룩대며 비웃었다. (이문구의 "우리 동네")

 

15) 앙세다 : (형용사) 몸은 약하여 보여도 힘이 세고 다부지다.

   예 : 기운이 준 데다가 술이 모두 깨어서 다시 덤빌 생각도 감히 나지 않았으나 그래도 앙센 마음은 남아서 창선의 눈을 마주 들여다보며...... (나도향의 "뉘우치려 할 때")

 

16) 설레발치다 : (동사) 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굴다.

   예 : 여행 가는 날 새벽부터 아이들은 설레발치며 온 집 안을 돌아다녔다. (표준국어대사전)

 

17) 바지런하다 : (형용사) 놀지 아니하고 하는 일에 꾸준하다.

   예 : 손님들의 시중을 드는 것은 자그맣고 바지런한 주인 아주머니였는데 철의 기억에는 언제나 상글상글 웃고 있었다. (이문열의 "변경")

 

18) 새때 : (명사) 끼니와 끼니의 중간 되는 때.

   예 : 처남은 아침 새때쯤부터 벌겋게 취해 있곤 하는 호주가였다. (한승원의 "날새들은 돌아갈 줄 안다")

 

19) 는개 : (명사)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예 : 골짜기마다 는개가 수액처럼 피어오르고 그나마 산꼭대기에 구름이 감겨 있어...... (문순태의 "타오르는 강")

 

20) 사로잠 : (명사) 염려가 되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하며 자는 잠.

   예 : 아이 때문에 사로잠을 잤더니 몸이 영 개운하지 못하다. (표준국어대사전)

 

21) 너나들이 : (명사)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 없이 말을 건넴. 또는 그런 사이.

   예 : 익삼 씨는 벼르고 별렀던 으름장을 놓았다. 지서장하고 너나들이로 지내는 처지임을 은근히 과시하는 소리였다. (윤흥길의 "완장")

 

22) 서름하다 : (형용사) ('...과' 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남과 가깝지 못하고 사이가 조금  서먹하다. 사물 따위에 익숙하지 못하고 서툴다.

   예 : 우리는 처음 만난 사이라 서름한 느낌이 들었다.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