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잘 듣는 습관으로 깨달음을

높은바위 2023. 9. 28. 07:45

 

어느 유명한 재즈 연주자가 인터뷰를 했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습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상대가 내는 소리를 온몸으로 듣는 겁니다. 잘 듣는 사람이 연주도 잘하게 돼 있어요."

 

우리가 보통 '달인'이나 '대가', '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저마다 종사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훨씬 더 잘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어느 강의 프로그램에서 '대화'를 주제로 한 실험을 했다.

주어진 십여 분의 시간 동안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상대가 하는 이야기만 가만히 들어주는 실험이었다.

그 실험에 참가했던 참가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대답을 했다.

 

"듣는다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또 그동안 얼마나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살았는지 절실하게 경험하게 된 계기가 됐다."

 

시어미에게 쫓겨가는 맏며느리 마냥 말끝마다 토를 달고 대꾸질하는, 남이 얘기하면 그 말이 땅에 떨어져 식을까 봐 얼른 맞대응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세상이다.

물론 질타와 충고의 차이는 있지만.

 

부처께서도 말씀하셨다.

"나라는 견해를 버리고 사실을 사실 그대로 온전히 들을 수 있으면, 누구나 깨달음에 이른다."

 

깨어난 사람에게는 세상의 모든 소리가 법문과 설교로 들리는 법, 잘 듣는 연습으로 삶의 지혜를 성취해야 할 것이다.

 

* 지혜로운 사람은 듣기 위해 몸을 굽히고, 도를 닦는 이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니, 많이 들음으로써 지혜를 쌓기 때문이다. - 법구경(法句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