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상륙전에서
맥아더 원수의 지휘로
1950년 9월 13일부터 시작된 인천 상륙전.
그것은 화산이 터지는 소리였다.
불바다 위로
미친 듯 솟구치는 불기둥,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포격과 함포사격으로 월미도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것 같았다.
13일부터 15까지
머리위로 쏟아져 내린
네이팜탄에 숨져간 이들,
그들은 앉은 채로 선 채로
운전대에 핸들을 잡고 있는 모습 그대로
가맣게 타 죽어갔다.
어느 하늘 아래 이런 비극이 있을까.
숨어살던 주민들은
마루 밑 땅굴에서 아침 해가 떠오를 꿈만 꾸며
숨을 죽여야 했다.
허허로운 폐허위로 피어오르는
영혼.
울며, 울며 걸어가는 어린 아이,
어느 난민이 잃어버린
목숨의 울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