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일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

높은바위 2023. 12. 22. 07:50

 

9월 밤의 불평(九月の夜の不平)

 

지도 위 놓인 조선국 강토 위로

地図の上朝鮮国に

 

새카매지게 먹을 칠하며 

黒々と墨を塗りつつ

 

가을바람 소리 듣네 

秋風をきく

 

누군가 나를

誰そ我に

 

피스톨 가지고서 쏴 주지 않으려나

ピストルにても撃てよかし

 

얼마 전 이토처럼 죽어 보여주련다

伊藤のごとく死にて見せな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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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이 한일 강제 병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담은 시를 짓고, 젊은이들로 하여금 제국주의 일본에 저항하길 독려하는 산문을 발표하는 등 반제국주의적 성향을 지닌 일본인이었다.

위의 단카는 실제로 일본과 같은 색으로 표기된 조선 지도 위에 먹을 칠하면서 지었다는 이야기도 그의 지인으로부터 전해진다.

천황 암살을 추진하다가 체포되어 사형을 당한 고토쿠 슈스이의 대역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을 보며 분노한 그는,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대해서도 '나는 조선인을 미워해야 할 까닭을 모르겠다'라고 발언했으며, 상단의 시처럼 대놓고 안중근 의사의 마음을 안다는 내용의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일본 정부에 대한 사소한 비판조차 목숨을 걸 정도로 냉혹한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본의 조선 침략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으며, 동시에 이에 대해 자신의 작품으로 속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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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1886년 2월 20일 ~ 1912년 4월 13일)는 일본 메이지 시대의 시인 겸 문학평론가이다.

본명은 이시카와 하지메(石川 一いしかわ はじめ)이다.

 

이와테현에서 조코지(常光寺)의 주지였던 이시카와 잇테이(石川一禎)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887년, 아버지가 시부타미(渋民) 마을에 있는 호토쿠지(宝徳寺) 주지로 자리를 옮기면서 다쿠보쿠의 집도 그곳으로 이사 갔다. 

소학교 때부터는 모리오카시내에 거주하였고, 모리오카 중학교로 진학하였다. 

중학교에서 그는 나중에 아내가 되는 호리아이 세쓰코(堀合節子)와 친구 오카야마 후이(岡山不衣), 긴다이치 교스케(金田一京助)와 알게 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시인 백기행이 그의 시를 매우 좋아하여 일제강점기 말기에 석(石)이라는 이름을 붙여 백석(白石)이라는 필명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