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오랑캐들이 북병사에게 절을 올리니 영문 안에는 울부짖는 환호의 소리가 또 한 번 진동한다."
도통 알 수 없는 일이나 상황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영문(營門)을 모르겠다'라는 말을 쓴다.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뜻이 여럿이 있는데, '일의 진행되는 까닭이나 형편', '병영의 문', '군대가 주둔하는 지역의 안' 중에 '병영의 문'이 어원의 유래와 관계가 깊다.
조선시대, 각 도의 감사(監司)가 업무를 맡아보던 관아인 '감영(監營)'의 '영(營)'과 '문(門)'이 합쳐진 말이다.
팔도의 종 2품(從二品)의 높은 품계를 가진 감사(監司)가, 후에 호칭이 관찰사(觀察使)로 바뀐다.
그런 관찰사만이 '영문'을 드나들 수 있었고, 관찰사의 경호문제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과 언제 통과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