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애인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높은바위 2015. 12. 4. 07:54

 

1. 말해봐. 너에게 난 뭐야?

 

음. 이 말은 사랑에 주도권을 갖지 못한 사람이 잘 쓰는 말이지.

이 말속엔 패배의식, 열등감, 자신 없음, 불안감 등등이 똘똘 뭉쳐있는

말이라구.

이 말은 듣는 사람은 어떤 느낌인지 알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어이쿠, 이거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라는 부담감으로 연결되거든.

둘의 관계는 진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신의 위치를 확인받고 싶어 하는 심리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말도 자꾸 반복되면 둘 사이의 주도권은 이미 상대방에게 넘어가게 되고, 또 짜증과 부담을 유발하게 되므로 자제하는 게 좋지 싶어.

 

2. 휴대전화 비밀번호 알려줘.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수많은 커플을 봐왔건만, 일찍이 제대로 되는 커플을 보지 못했다.

이거야말로 분쟁의 불씨가 되지.

장난으로 남겨놓은 ‘그냥’ 친구의 메시지, 사촌의 메시지, 식구의 메시지, 또 자신도 모르는 사람의 메시지 등등.

메시지를 듣고 의혹은 커져 가고 또 일일이 변명해야 하고, 복잡한 상황이 생기고.

결국, 이 때문에 헤어지는 커플이 수두룩하지.

“넌 왜 그렇게 남자한테 삐삐가 많이 오냐?"

“얼씨구? 너야말로 ‘나야.’는 누군데?"

크으……. 이렇게 살지 말자구!

신뢰, 믿음이 100%가 아니라면 그런 일은 결혼날짜 잡아 놓고서나 하라구.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는 존중해줘야 하지 않겠어?

 

3. 치이…….오늘 너무 잼 없다.

 

이건 여자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생각해봐…….

둘이 만나는데 그 날 분위기에 대한 책임을 한사람이 다 진다는 건 웃긴 얘기야.

그날 재미있었대도 50%, 재미없었대도 50%의 책임이 있는 거라구.

일단 재미, 즐거움을 노는 데서만 찾지 말고,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는 거……. 정말 즐거운 일 아냐?

아, 넌 커피 마실 때 설탕을 한 스푼 반 넣는구나.

아, 넌 포켓볼 칠 때 어려운 볼부터 넣는 스타일이구나.

만나기 전 두 사람 다 그날을 위해 조금씩 고민하고, 조금씩 준비해 가는 거야.

즐거운 데이트를 위해서!

 

4. 옛날의 걔는 말이야.

 

좋은 얘기건, 나쁜 얘기건 전에 사귀던 사람 얘기는 절대 금물이야.

상대방은 웃으면서 듣겠지만 속으로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을걸?

혹시 물어보더라도 절대 이 부분만은 100%의 진실을 보여주지 말 것.

이렇게 대답해 보는 건 어때?

“걔와 헤어진 건 널 만나기 위한 과정 중의 하나였을 거야.”

그리고 그 아이가 입 쭉~ 찢어지는 걸 감상하기만 하면 되는 거지.

 

5. 남자가 말야…….여자가 말야…….

 

‘……그래서 사랑’하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을 하자구.

그 아이가 보여주는 모습은 진실의 모습인데 말야.

네가 ‘남자’ 운운, ‘여자’ 운운 하는 말로 잔소리를 했을 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해도 그건 거짓되고 과장된 모습이란 걸 모르겠니?

그런 모습을 본다 해서 마음이 편하겠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시다.

 

6. 너 살쪘구나?

 

바보! 이 말은 너 아니더라도 주위에 얼마든지 해 줄 사람이 많다구.

왜 굳이 네가 악역을 맡냐?

또 그렇게 말해서 남는 게 뭐냐?

유심히 관찰했다가 "야, 너 왜 그렇게 살이 빠졌냐? 무슨 일 있냐?" 하고 호들갑을 떨어주는 게 백배 낫지.

 

7. 넌 몰라두 돼. & 내가 알아서 할게.

 

관심을 갖고 애써 물어봤는데 이런 식의 대답이 나오면 정말 무안하지.

잘 한번 생각해보자.

이런 식의 반응밖에 할 수 없나?

어차피 이성 친구라는 게 부부 사이도 아닌데 모든 걸 알아야 하고 또 모든 걸 함께 해야 하는 건 사실,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더 친밀감 있고 예쁜 말을 찾아보자.

“다음에 꼭 얘기해 줄게. 하다 안 되면 그때 도와줘.”

어때? 사랑에도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 거, 알았지?

 

8. 저번에 네 친구 정말 괜찮더라.

 

알아! 그 친구 소개해 달라는 말이 아닌 줄…….

알아! 그만 헤어지자는 말이 아닌 줄…….

알아! 그 친구와 비교하는 말이 아닌 줄…….

그래도 그런 말을 들으면 맘 한구석이 썰렁해지는 걸 어떻게 해!

굳이 사랑하는 사람의 맘을 아프게 할 이유가 뭐가 있어?

조금 전에도 한 말이지만, 그런 말 해서 남는 게 뭐가 있어?

 

9. 우리 헤어지자, 하하하…….

 

물론 농담으로 한 말이지?

자꾸 반복해서 말해봐. 알아?

헤어지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대방은 이 농담이 반복되면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서 서서히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지.

‘얜 나를 떠날 사람이다. 깊이 빠지지 말자.’

상대의 마음이 점점 식어가는 걸 느낄걸?

그리고는 서로를 원망하며 헤어지게 될지도 몰라.

이별의 형태 중에서 이게 가장 비참한 형태지.

서로를 오해하며, 서로를 탓하며.

가장 무서운 일은 이 과정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찾아와서 오랫동안 아프게 한다는 거지.

알았지?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은 정말 안돼!

 

10. 그리고 내가 듣기 싫은 모든 말.

 

설명 안 해도 잘 알 거야.

듣기 싫은 말을 들어도 화내기 이전에 잘 기억해 뒀다가 그런 말들을 쓰지 않는 것.

지금 만나는 사람, 크리스마스 때까지 튼튼하게 지키는 비결이야.

그렇다고 무조건 참거나 양보만 해서도 안 되겠지?

화내지 말고, 웃으면서 얘기해줘.

그런 말은 정말 듣기 싫다고.

상대방도 웃으면서 사과할 수 있도록, 꼭 웃는 얼굴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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