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족신이란 씨족 공동체가 수호신으로 믿는 신이나 정령(精靈)을 말한다.
한국의 신(神)들은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인 점에서 공통되고, 또 특수성이 있다.
덕물산신(德物山神)인 최영(崔瑩) 장군, 흑석산신(黑石山神)인 임경업(林慶業) 장군이 극히 많은 그 일례다.
지리산의 마고(麻姑 : 단군신화 이전, 한반도 태초의 신),
단군은 장당경(藏唐京 : 단군왕검이 옮긴 도읍지. 황해도 구월산(九月山) 밑에 있었음)으로 옮겼다가 뒤에 돌아와 아사달(阿斯達)에서 산신(山神)이 되었고,
단종(端宗)은 태백산의 산신이 되고, 강릉의 김유신(金庾信) 장군 등 산신이 역사적 사건들과 연결되어 인격신으로 추앙되는 경우가 많다.
전남 순천(順天)의 신들은 씨족신인 점에서 이례적이다.
순천김 씨(順天金氏) 시조인 신라 시대 김알지의 후예인 김총(金摠, 825 ~ ?)은 순천부(順天府) 성황신이고, 순천박 씨(順天朴氏)의 실질적인 시조 박인규(朴仁規)는 해룡산신이다.
김총(金摠)은 신라를 배신하고, 태봉왕 궁예밑에서 벼슬을 하였고, 박인규(朴仁規)는 그의 장인인 후백제왕 견훤을 배신하고 고려에서 녹을 먹었다.
인류학자 프레이저의 학설로 따져 보면, 그 배신의 원한으로 신이 될 수 있었다.
한데 이들에 관한 문헌(文獻)이 극히 부족하기에, 원한이 있었다 해도 알 길이 없고, 오히려 해양지방에 흔히 있는 대풍(待風)과 풍어를 비는 원시적 발상의 해양신과 씨족신(氏族神)이 야합된 것으로 해석이 된다.
구전된 전설에 의하면 이 씨족신의 신주(神主)는 부정타지 않는 종씨(宗氏)중에서 임기제로 선거를 했는데, 이 신주는 사제구실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반신격화(半神格化)했다 한다.
이 이례적인 해양성 민속은 앞으로 비교 연구돼야 할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