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평소에 외래어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시나요?
물론 방송을 유심히 듣다 보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데 불필요한 외래어를 남발하는 경우를 종종 듣게 되는데요.
이와 관련한 통계 자료가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어느 방송사에서 1년 동안 방송된 내용을 듣고 외래어의 오/남용에 대한 통계를 냈습니다.
이 방송사에서 낸 자료를 보면 작년 이 방송사의 전체 방송 언어 오용 사례가 모두 482건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외래어의 오/남용 사례는 모두 96건으로 약 20%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놀라운 것은 이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1997년에는 8%였고, 1998년에는 11%였는데, 이와 비교하면 거의 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현재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그동안 15개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에서 외래어와 외국어를 오/남용한 사례가 무려 238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사례별로 보면 일본어와 영어 사용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영어의 사용도 프로그램 장르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반가운 일은 아닌데요...
그럼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낱말들을 살펴볼까요?
우리나라가 정말 피해야 할 일본어로는 '유도리', '노가다', '뗑깡' 등이 많이 나왔습니다.
각각 '융통성', '노동' 혹은 '막노동' 그리고 '생떼'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는 말인데도 일본어를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일본말의 잔재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일본말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젊은 층 조차도 일본말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영어를 한번 볼까요?
영어의 경우는 웃음을 유도할 목적으로 주로 사용됨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이런 경우 외에도 우리말과 영어를 혼용해서 사용하는데요.
'회의가 딜레이 됐다', '마인드가 체인지됐다', '아휴 정말 앵그리 하네요!', '코디가 아주 죽이네요'... 등등과 같이 말입니다.
또 국립국어원의 그동안 15개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에서 외래어와 외국어를 오/남용한 사례 238건을 보면, '가이드라인’은 기준, 지침, ‘리스크’는 위험, ‘시너지’는 상승효과로 쓰면 됩니다.
가이드/가이드라인(90), 거버넌스(16), 글로벌(358), 노하우(33), 로드맵(67), 리더/리더십(75), 리스크(61), 매뉴얼(28), 매칭/매칭 펀드(21), 메시지(50), 멘토/멘토링(90), 비전(95), 서포터스(58), 세션(102), 센터(484), 스마트(125), 스토리텔링(32), 스태프(12), 시너지(34), 워크숍(207), 원스탑(47), 이벤트(69), 이슈(84), 인센티브(90), 인턴(77), 인프라(198), 채널(75), 컨설팅(188), 콘퍼런스(69), 쿨맵시(22), 토크/토크콘서트(15), 파트너/파트너십(83), 패널(57), 패러다임(47), 패키지(60), 페스티벌(32), 포럼(371), 프로세스(52), 프로젝트(301), 플랫폼(52), 허브(21), 홈페이지(359), 힐링(10) 등입니다.
이 밖에 다이퍼 대디, 대미, 드레스코드, 렌트푸어, 모멘텀, 미스매치, 슬러지, 에너지 바우처, 이니셔티브, 인벤토리, 제로베이스, 트라우마, 슬로시티, 헬스케어 같은 뜻 모를 외국어가 아무런 설명 없이 보도자료에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한자어로는 선제적, 경주, 위촉, 전년 동기/동월, 전보, 정주, 제고, 주살, 폄훼, 하회, 회랑, 애로/애로사항 등이 꼽혔습니다.
이런 일본어와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방송에서도 정부 부처에서도 우리말 사용에 대한 당위성과 그 이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 언어생활 속에서는 오/남용이 잦은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그 애정을 바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죠.
외래어의 오/남용... 여러분도 잠깐만이라도 나는 어느 정도 외래어를 쓰고 있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