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철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해서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잠시 '살찌다'와 '살지다'의 차이점을 알고 갔으면 합니다.
혹시 어머님이 "얘야, 장에 가서 갈치 좀 사 오는데, 살찐 것으로 사 오너라."라고 했다면, 이 표현은 맞는 표현일까요?
'살찐' 갈치와 '살진' 갈치, 여기서 나온 '살찌다'와 '살지다' 차이가 있는 말인데도 구별 없이 뒤섞여 쓰는 경향이 있죠.
먼저, '살찌다'란 말은 '몸에 살이 많아진다'는 뜻의 동사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안 하고 먹기만 해서 살이 쪘다'든지 '살이 찌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처럼 말하고요.
그리고 가을을 가리켜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즉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고도 부르는 겁니다.
그런데, '살지다'란 말은 '몸에 살이 많다'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미 살이 쪄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죠.
그리고 '살지다'란 말은 사람에게는 잘 쓰지 않고 우리가 먹는 고기나 생선을 가리켜서 쓰이기 때문에요.
'살찐 생선'이라고 하지 않고 '살진 생선'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살찐 갈치'가 아니라 '살진 갈치', '살진 생선' 등이 맞는 표현인 거죠.
옛말에 '갈치가 갈치 꼬리 문다'는 말이 있는데, 이 뜻은 '가까운 사람끼리 서로 못살게 해친다'는 말입니다.
가까울수록 서로 예의를 차리고 아껴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