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전후에 입의 맨 구석에 새로 나는 작은 어금니.
잠 못 자게 괴롭히는
미운 이빨을 그래도
나는 버리지 않을 테야
비록 귀찮은 사랑니지만
내 몫의 아픔을 주는
내 몸의 일부인 것을
내가 아니면 누가
씹으며 지그시
참을 수 있겠어
간직할 수 있겠어 (김광규, '사랑니', "대장간의 유혹", p. 86)
벌레먹은 사랑니는 뽑혀져 갔다
어금니 끄트머리에 우두커니 앉아 있던
스무해 넘는 시간들이
한 움큼의 솜 뭉치와 몇 알의 진통제로
메꾸어졌다 (이명주, '사랑니', "집은 상처를 만들지 않는다", p.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