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를 찾아서
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사전에서 훔쳐 일상적인 단어를 골랐다.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
그 어느 것도 적절치 못하다.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너무나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장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그 단어는 화산 같아야 한다.
격렬하게 솟구쳐 힘차게 분출되어야 한다.
무서운 신의 분노처럼,
피 끓는 증오처럼.
나는 바란다. 그것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를.
고문실 벽처럼 피로 흥건하게 물들고,
그 안에 각각의 무덤들이 똬리를 틀기를,
정확하게 분명하게 기술하기를,
그들이 누구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금 내가 듣는 것,
지금 내가 쓰는 것,
그것으론 충분치 않기에.
터무니없이 미약하기에.
우리가 내뱉는 말에는 힘이 없다.
그 소리는 적나라하고, 미약할 뿐.
온 힘을 다해 찾는다.
적절한 단어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다.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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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 비스와바 안나 쉼보르스카( Maria Wisława Anna Szymborska, 1923년 7월 2일 ~ 2012년 2월 1일)는 폴란드의 여류시인이다.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 쿠르니크(Kórnik) 근교의 소도시 브닌(Bnin)에서 빈첸티 브와디스와프 쉼보르스키(Wincenty Władysław Szymborski)와 안나 마리아 로테르문트(Anna Maria Rottermund)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폴란드어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으나 중퇴했다.
그 후에 그녀는 몇 년 간의 세월을 주간지를 편집하면서 보내왔다.
심보르스카는 그 후의 시집을 정치적보다 자신적으로 묘사하였다.
그러나 그의 첫 시집 《그것이 우리가 사는 목적이다》(1952년)는 공산주의의 큰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1957년에 발간한 《예티를 부르며》에는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지긋지긋한 눈사람과 비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녀의 다른 시집으로는 《100번의 즐거움》(1967년), 《다리 위의 사람들》(1986년), 《모래알과 함께한 전경》(1995년)과 《개의 1인극》(2005년)이 있다.
그녀의 산문집은 2002년 《요구하지 않은 낭독》으로 출판되었다.
그녀의 수고하고 재치 있는 시구는 대인 관계와 매일 인생의 괴상함과 비기대적인 차례를 강조하고 있다.
그녀는 또한 공산주의 체제와 근대 사회에서 개인주의에 대한 위협을 탐험하기도 하였다.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2년 폐암 투병 중 향년 88세를 일기로 고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