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사람이여
날 위해 슬픈 노래를 부르지 마세요.
내 머리맡에 장미꽃도 심지 말고
그늘진 삼나무도 심지 마세요.
내 위에 푸른 잔디를 퍼지게 하여
비와 이슬에 젖게 해 주세요.
그리고 마음이 내키시면 기억해 주세요.
아니, 잊으셔도 좋습니다.
나는 사물의 그늘도 보지 못하고
비가 내리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리다.
슬픔에 잠긴 양 계속해서 울고 있는
나이팅게일의 울음소리도 듣지 못하리다.
날이 새거나 날이 저무는 일 없는
희미한 어두움 속에서 꿈꾸며
아마 나는 당신을 잊지 못하겠지요.
아니, 잊을지도 모릅니다.
* 크리스티나 로제티는 두 차례에 걸친 불행한 사랑을 경험한 뒤로는 자기 자신에 대해 엄격한 은자와 같은 생활을 보냈다.
그녀는 신비스런 염세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계속 병상에 누워 있던 것과 언니인 프란체스카가 수녀가 된 사실도 그녀가 세속을 피하게 된 이유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이란 말은 이 세상 저쪽에 존재해 있는 것에 사용하는 말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하고 있다.
만년에 암 수술을 받아 잠시 건강을 되찾았으나, 어느 날 기도드리는 도중에 숨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