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싯귀[名詩句]와 명구(名句) 모음집/너-그것

눈물이

높은바위 2015. 11. 28. 07:34

 

 

 

 

눈물이, 덧없는 눈물이 까닭도 모를 눈물이,

그 어느 성스런 절망의 심연에서

가슴에 치밀고 솟아올라 눈에 고인다.

복된 가을 들판 바라보며

가버린 나날을 추억할 때에,

 

생생하기는 수평선 위로 우리 친구를 실어 올리는 돛폭에

반짝거리는 첫 햇살 같고,

구슬프기는 수평선 아래로 우리 사랑 모두 싣고 잠기는 돛폭을

붉게 물들이는 마지막 햇살 같은,

그렇게 구슬프고, 그렇게 생생한 가버린 나날이여.

 

아아, 죽어가는 눈망울에 창문이 서서히

희멀건 네모꼴을 드러낼 무렵,

그 어둠 깔린 여름날 새벽 설 깬 새들의

첫 울음 소리가 죽어가는 귓가에 들려오듯,

그렇게 구슬프고, 그렇게 야릇한 가버린 나날이여.

 

애틋하기는 죽음 뒤에 회상하는 입맞춤 같고,

감미롭기는 가망 없는 환상 속에서

지금은 남의 것인 입술 위에 시늉이나 내보는 입맞춤 같고

사랑처럼, 첫사랑처럼 깊은,

온갖 회한으로 설레이는,

오, 삶 속의 죽음이여, 가버린 나날이여!

 

(A.테니슨/Alfred Tennyson의 ‘눈물이, 덧없는 눈물이’ 전문)

 

Westlife - Flying Without W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