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곡은,
Nina Hagen - He Shiva Shankara(오 시바여 샹카라여, 행운의 신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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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아마겟돈
古巖
새는 날아가기 위해
옷장 안에서 내내 푸덕였고
어디선가
조심스레
풋망치질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헝클어진
책들이 수의(壽衣)를 입고 춤을 추었다.
연초록 봄날에도 싹트지 않는
하얀 나무가
활활 타오르는 불속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설탕인형이라는
달콤한 미인이 연신
향기를 선물하고 있다.
나를 찾는 것은 아름다운 의무라고.
시작이 어디였는지
끝이 언제인지
꿈속 같은 미로
어제와 내일이 묻히는 밤 12시
밤이
낮을 삼키고 소리만 먹는 것이 아니었다.
달과 별도 삼키고
어둠 실은 비를 토해내고 있다.
긴장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눈은 입술같이 열려있고
손은 움직이지 않게
몸속엔 높새바람이 분다.
* 아마겟돈 : 요한 계시록 16:16 에 나오는, 천군(天軍)과 악마의 군이 만나 최후의 결전을 행할 싸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