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납기일' → '내는 날'

높은바위 2022. 9. 27. 11:17

 

월말이라서 각종 세금 통지서, 할부 통지서 등을 받게 되는데요.

거기에 보면 이런 말이 쓰여있죠.

 

'납기일 ○월 ○일까지 가까운 은행이나 우체국에 내주십시오.'

'만약  납기일을 어기면 가산금을 내게 됩니다.'

 

'납기일'이라는 말은 '납입'이라는 말과 한데 어울려 여러 곳에서 공공연하게 쓰고 있는데요.

'납기, 납입' 이 두 말 모두 본적이 일본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납기'는 일본말 '노우끼'에서 나온 말로 '세금이나 공과금 등 정해진 요금을 내야 하는 기간'을 말하는 거죠.

'납입' '세금이나 공과금 등을 내야 하는 기간'을 말하는 거죠.

 

예전에는 '등록금''납부금' 또는 '납입금'이라고 불렀죠.

일본말인 '납기일' 대신에 우리말인 '내는 날'이라고 쓰시기 바라고요.

'납입'보다는 우리말인 '내는 것'이라고 쓰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에 숨어서 토박이 말보다 더 많이 쓰이는 일본말을 찾아내, 거기에 알맞은 적당한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텐데요.

 

하나 더 찾아보죠.

'남의 말이나 행동 또는 어떤 이치나 사리를 이해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납득'이란 말 아시죠.

 

*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치권의 해명 필요

 

신문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그런데 이 말도 일본말이군요.

 

일본말 '낫도꾸'에서 나온 말인 '납득'은 원래 12세기경에 일본에서 쓰던 말인데요.

그때는 지금과는 달리 '사람이 비는 바를 부처님이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쓰이게 된 거죠.

 

이처럼 '납득'은 일본어 중에서도 그 말의 연원이 긴 일본어인데, 같은 뜻을 가진 우리말 '알아듣다', '받아들이다', '이해'를 놔두고 '납득'을 더 즐겨 쓰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