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나이 들어서도 동심(童心)을

높은바위 2023. 7. 2. 05:53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이 메말라간다는 생각이 든다.
웃을 일도 줄어들고 감동할 일도 줄어드는 것이다.
 
"웃을 일이 있나요 어디? 매일 똑같은 생활인데. 그날이 그날이죠 뭐..."
어린 시절에는 아주 자그마한 일로도 잘 웃는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아무 거리낌 없이 파안대소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
소설책을 보면서 밤새 눈물을 적시던 때도 있었고,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동에 젖어서 일기를 쓰기도 하고, 시 한 편을 몇 날 며칠을 외우고 다녔다.
그만큼 순수했다는 이야기다.
 
어릴 적에는 나와 너를 나누고, 내 것과 네 것을 가르지 않고, 그저 모두가 같은 마음이려니 하고 살지만, 차츰차츰 분별심이 생기다 보니 남의 일에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열린 마음들이 없어져서 그럴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그러면 누가 순수하다고 봐주기나 하나요? 아마도 철없다는 소리나 들을 걸요."
순수한 게 문제인가 그걸 철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문제인가, 아무튼 동심(童心)이 곧 불심(佛心), 또 시심(詩心)이라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수행만 열심히 하신 분들을 뵈면 어린아이 같은 면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그분들의 티 없는 웃음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수행자의 면모를 느낄 수가 있는 법이다.
순수한 본래 마음자리를 잃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