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주는 말
여름이 지나가는 길가에
이름 모를 풀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꽃들이 피고지기까지
꽃이 안겨주는 회억(回憶)과
꽃이 지닌 외로움을
눈뜨는 목소리로 대할 때면
빨갛게 물이 드는
고향 같은 애화(哀話),
그렇게
멀기만 하던 고향길이
해 그림자 지나가는
언덕위로 훤히 보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
호박꽃이라 하시던 어머니
여름 내내 꽃도 보고
잎도 먹고 호박도 먹고...
그토록 자애롭던
어머니 말씀이
지금도
내 귀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누구도 풀 수 없는
풀꽃들의 의미처럼
눈물로는 다 말할수 없는
이산의 아픔,
어머니
호박꽃이 지는 날은
빈손으로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