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앤 더피(carol ann duffy) 3

캐럴 앤 더피(Carol Ann Duffy)

기도 어떤 날들은, 우리가 기도할 수 없을지라도, 기도가저절로 나오네. 그래서 한 여인은머리를 감싼 손에서 얼굴을 들어나무가 노래하는 선율을,갑작스러운 선물인 듯, 지켜보네.​ 어떤 밤들은, 우리가 믿음이 없을지라도, 진실이,그 작고 익숙한 고통이, 우리 가슴속으로 들어오네,그때 한 남자는 우뚝 멈춰 서서, 저 멀리 라틴어 기도처럼울리는 기차 소리에서 그의 젊음을 듣네. 이제 우리를 위해 기도하라. 초등학교 1학년의피아노 치는 소리가 미들랜드 마을 저 너머를바라보는 주민을 위로하네. 또한 황혼 무렵에, 어떤 이가,그들의 상실에 이름을 붙인 듯,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있네. ​바깥은 어둡고, 안에는, 라디오의 기도가 들리네 -로크올, 말린, 도거, 피니스테르¹ * 로크올, 말린, 도거, 피니스테르¹ : 영..

캐럴 앤 더피(Carol Ann Duffy)

여가를 위한 교육 난 오늘 뭔가를 죽일 거야. 무엇이든지.난 지겨울 만큼 충분히 무시되었고, 오늘은신이 되려고 해. 오늘은 그저 그런 날이야,거리에 따분함이 넘쳐 우울하게 느껴지는.​ 난 파리를 엄지손가락으로 창문에 짓눌러 죽였어.우리는 학교에서 그랬었어. 셰익스피어가. 그건다른 언어였고, 이제 파리는 다른 언어 속에 있어.난 내 재능을 창문에 불어내었고, 내 이름을 써넣었어.​ 난 천재야. 난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기회만주어진다면, 하지만 난 오늘 세상을 바꿀 거야.누군가의 세상을. 고양이가 날 피하네, 고양이는아는 거야, 내가 천재인 줄, 그리고 숨어버렸어.​ 난 금붕어를 변기에 쏟아붓고, 물을 내렸어.그것이 보기에 좋았어. 앵무새는 공포에 질렸어.보름에 한 번은, 난 2마일을 걸어 도시로 가지,..

캐럴 앤 더피(Carol Ann Duffy)

첫사랑 첫사랑이 립스틱만큼 입술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말하는 꿈에서 깨어나, 난 네 이름을, 수년간의 침묵 후에, 베개 머리맡에 말하네, 네 이름의 힘은 날 발가벗은 맨몸으로 창가에 다가가, 빛에 흔들리는 정원에 이름을 재차 말하게 하네. 아이의 사랑이었네, 하나 난 그 영상들을 눈에 힘주어 떠올리네, 처음엔 초점 없이 흐릿하게, 그러곤 거의 또렷하게, 낡은 영화가 느린 속도로 상영되듯이. 종일 난 그것을 보네, 내 연인의 두 눈을, 거울 속에서, 수시로 바뀌는 하늘을 담은 창문에서, 네가 그 어디에 있더라도. 그리고 나중에 여기, 오래전에 죽은, 한 별이 정확히 눈물방울 크기처럼 보이네. 오늘 밤, 꿈속에서의 연애편지가 내 가슴에 말을 더듬네. 얼마나 진지했던가. 넌 그 마지막 저녁에도 내 머릿속에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