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조사(祖師)들의 선문답 중에 그런 물음이 있다. "과거심도 없고, 미래심도 없고, 현재심도 없는데, 어느 마음에 점을 찍을 것이냐?"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은 어디에 점을 찍을까? 사후세계를 아주 인상 깊게 그렸던 영화가 있다. 죽은 사람들이 저승으로 가기 전에 잠시 거치는 '림보(limbus)'라는 중간세계의 이야기다. 망자들은 이곳에 잠시 동안 머물면서 살아생전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야 한다. 자신이 영원히 머물고 싶은 기억 하나를 찾아내서 그 기억을 갖고 영원한 망자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다. 끝내 행복한 기억을 찾아내지 못한 사람은 이승도 저승도 가지 못하고, 그곳에 남아 면접관으로 살게 된다. 그 영화 속 주인공이 그런 선택을 한다. 자신의 행복한 기억을 찾아냈지만 그는 그냥 림보(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