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난 지립(之立)과 열 살 난 지발(之發),이 두 아들이 왜적(倭賊)이 쳐들고 있는 작두 아래,목을 나란히 하고 눈을 멀뚱 거리고 있다. 그 네 개의 눈을 곳간(庫間)에 숨어서 보고 있는 어머니 배(裵) 씨(務安士人무안사인 尹起윤기의 妻처)는, 그가 제 발로 걸어 나가 왜적에게 겁탈을 당하면, 이 두 아이가 살고, 숨은 채 버티고 있으면 작두에 두 아들의 목이 동강이 나는 택일(擇一)의 시련에 놓인 것이다.프랑스 왕국의 비극작가 장바티스트 라신(Jean Baptiste Racine, 1639년 12월 22일 ~ 1699년 4월 21일)의 비극(悲劇)에서 헬렌적(情的정적)인 것과 헤브류적(理的리적)인 것의 택일을 둔, 이 같은 갈등이 곧잘 소재(素材)가 되었었다.이 한국의 어머니 배(裵) 씨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