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장 본느프와(Yves Jean Bonnefoy) 3

이브 장 본느프와(Yves Jean Bonnefoy)

나무들에게 두브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지우며 그 위로 모든 길들을 막아 버렸던 그대들 죽어서조차 두브는 단지 빛에 지나지 않음을 냉정히 보증하는 그대들. 허기와 추위 그리고 침묵의 동전을 입속에 꼭 물고는 사자(死者)들의 나룻배에 그녀가 몸을 실을 때 치밀한 섬유질인 나무들 그대들은 내 곁에 있었지. 개떼들과, 형체를 알 수 없는 뱃사공과 그녀가 나누려는 대화를 그대들을 통해 듣게 되면 그토록 많은 밤을 뚫고 강줄기 전체를 무릅쓰는 두브의 전진에 의해 나도 그대들의 일원이 된다. 나뭇가지 위로 구르는 우렁찬 천둥이 여름의 정점에서 불사르는 축제들은 그대들의 준엄한 중재 속에서 두브의 운명과 내 운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 * * * * * * * * * * * * * * * 이브..

이브 장 본느프와(Yves Jean Bonnefoy)

또 하나의 소리 모든 것이 멈출 때 머리칼을 흔들거나 의 재를 뿌리면서 그대는 무슨 몸짓을 시도하려 하는가, 그리하여 존재의 자정이 책상을 비치는 것은 언제인가? 모든 것이 침묵을 지킬 때 그대의 검은 입술 위에서 그대는 어떤 기호를, 어떤 가난한 언어를 지키려고 하는가, 아궁이에 불이 꺼져버릴 때 마지막 불씨를 지키려 하는가? 나는 그대 속에서 살아가리라, 그리고 나는 그대 속에서 모든 빛을 꺼내리라, 모든 화육化肉, 모든 암초, 모든 법을. 그리하여 내가 그대를 끌어올린 허무 속에다 나는 번갯불의 길을 열리라, 아니면 아직껏 소리친 적이 없는 가장 커다란 외침을. * * * * * * * * * * * * * * * 이브 장 본느프와(Yves Jean Bonnefoy, 1923년 6월 24일 투르 ~..

이브 장 본느프와(Yves Jean Bonnefoy)

미완성이 절정이다 ​ 파괴하고, 파괴하고, 파괴해야만 했다. 구원은 그 대가로써만 이루어졌다. 대리석 속에 떠오르는 벌거벗은 얼굴을 파괴할 것, 모든 형태 모든 아름다움을 파괴할 것. 완성이란 입구이므로 완성을 사랑할 것, 하지만 알게 되면 곧 그것을 부정할 것, ​죽게 되면 곧 그것을 잊어버릴 것, 미완성이 절정이다. ​ * * * * * * * * * * * * * * * 이브 장 본느프와(Yves Jean Bonnefoy, 1923년 6월 24일 투르 ~ 2016년 7월 1일 파리)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미술사가이다. 그는 또한 다수의 번역판을 출판했는데, 특히 프랑스어로 최고로 여겨지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가장 유명하다. 1981년부터 1993년까지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로 재직했으며, 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