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또다시 새 풀과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이 왔다. 봄이다. 봄은 아름답다. 기쁨이다. 황홀 그 자신이다. 마당 양지쪽을 차지한 강아지가 나른한 잠을 즐기고, 이웃 수탉의 고적한 울음소리만이 동네를 지킨다. 실개천의 물결은 반짝이며 흘러간다. 물결 따라 춤추는 나비도 느긋하다. 사방에 마음 풀리는 그윽한 풍경이 즐비하다. 하늘에도 봄노래가 떠돌고, 땅 위에도 봄내음이 감돌고, 마음에도 봄향기가 가득하여 감미롭고 황홀하다. 봄은 달콤하다. 봄은 사랑이다. 사랑의 시작이다.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이 찾아들면 깊은 것을 건너 높은 것도 넘고, 문이나 빗장도 모르며 모든 것의 속을 관통하며 나아간다. 눈부시고 푸르른 사랑이다.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사랑이다. 사랑의 끝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