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이 없다면, 나는 누구인가? 강 언덕 위의 이방인, 강처럼 물은 너의 이름에 나를 묶는다. 그 무엇도 이 먼 곳으로부터 나를 오아시스로 돌려보내 주지 않는다. 평화도, 전쟁도 그 무엇도 내가 복음서로 들어가는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무엇도, 그 무엇도 티그리스 강과 나일 강 사이의 썰물과 밀물의 해안에서는 빛나지 않는다. 그 무엇도 파라오의 전차에서 나를 내려주지 않는다. 그 무엇도 나를 돌봐주거나, 혹은 내게 생각을 품게 해 주지 않는다. 향수도, 전망도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유랑이 없다면, 그리고 강물을 응시하는 긴 밤이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강물은 나를 너의 이름에 묶는다. 그 무엇도 꿈의 나비들로부터 나를 빼내지 못한다. 그 무엇도 나에게 현실을 주지 못한다. 먼지도 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