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紅塵)에 묻혀 우리는 너무나 홍진(紅塵)에 묻혀 산다. 꼭두새벽부터 밤늦도록 벌고 쓰는 일에 있는 힘을 헛되이 탕진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도 보지 못하고, 심금마저 버렸으니 이 누한 흥정이여! 달빛에 젖가슴을 드러낸 바다 혹은 두고두고 울부짖다 시들을 꽃포기처럼 잠잠해지는 바람 이 모든 것과 우리는 남남이다. 매사에 시큰둥하다. 신이여! 차라리 사라진 옛 믿음으로 자라는 이단(異端)이나 되고 지고 이 아름다운 풀밭에 서서 경치를 바라보면 위안이 되도록 바다에서 솟아나는 프로테우스를 볼 수 있고 트라이튼의 조가비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 * * * * * * * * * * * * * *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 1770-1850)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이며, 그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