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오 파스 로사노(Octavio Paz Lozano) 3

멕시코:옥타비오 파스 로사노(Octavio Paz Lozano)

너의 눈동자 너의 눈은 번개와 눈물의 조국, 말하는 침묵, 바람 없는 폭풍, 파도 없는 바다, 갇혀 있는 작은 새, 잠든 황금빛 맹수, 진실처럼 불경한 토파즈, (황옥(黃玉) 보석) 가을날 숲 속의 환한 빈터 거기 나무의 어깨 위에선 빛이 노래하고 모든 잎사귀는 새가 되는 곳, 아침이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눈으로 뒤덮인 해변, 불을 따 담은 과일 바구니, 감정을 고취시키는 거짓말, 이 세상의 거울 저 너머의 세상을 향한 문 정오에 바다의 고요한 맥동, 명멸하는 절대, 아득한 황무지. * * * * * * * * * * * * * * * 옥타비오 파스 로사노(Octavio Paz Lozano, 1914년 3월 31일 ~ 1998년 4월 19일)는 멕시코의 시인, 작가, 비평가 겸 외교관이다. ..

멕시코:옥타비오 파스 로사노(Octavio Paz Lozano)

침묵 음악의 맨 밑바닥에서 올라오듯 하나의 음계가 올라와 떨면서 커지다가 다시 작아진다 또다시 음악이 오르면 그 음계는 입을 다물고 침묵의 심연에서 또 다른 침묵이 솟아오른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탑이거나 칼 같은 것이 솟아오르다가 커지다가 멈춘다 오르는 동안 또 떨어지는 것은 추억과 희망, 우리의 크고 작은 거짓 언어들 외치려 해도 목구멍에서 외침은 사라지고 수많은 침묵이 입 다문 그곳으로 또 다른 침묵이 되어 튀어나간다 * * * * * * * * * * * * * * * 옥타비오 파스 로사노(Octavio Paz Lozano, 1914년 3월 31일 ~ 1998년 4월 19일)는 멕시코의 시인, 작가, 비평가 겸 외교관이다. 멕시코시티 출신인 그는 진보적인 문화인이었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인해 문학에 ..

멕시코:옥타비오 파스 로사노(Octavio Paz Lozano)

태양의 돌 내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순간 하나만이 이 밤을 되찾고, 꿈 하나에 대항하며 모아 놓은 이미지들을 꿈꾸며, 꿈에 대항하며 모질게 조각된, 이 밤의 허무, 글자글자마다 일어선 맥박을 뽑아 버린 순간만이, 한편 바깥에선 시간이 풀려 내 영혼의 문들을 부순다 잔혹한 시간표를 지닌 세계, 다만 순간 하나 한편 도시들, 이름들, 맛들, 살아 있는 것이, 내 눈먼 이마에서 허물어진다, 한편 밤의 괴로움 내 사고는 고개를 수그리고 내 해골, 이제 내 피는 좀 더 천천히 걸어간다 이제 내 치아는 느슨해지고 내 눈은 흐려지고 하루들과 연도들 그 텅 빈 공포들이 쌓여간다, 한편 시간은 그의 부채를 접는다 이제 그 이미지들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순간이 가라앉아 떠돈다 죽음에 둘러싸여, 밤과 그 음산한 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