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통화 값은 적당한 것 같고 위치는 상관없다 여주인은 다른 동네에서 산다고 했다 이제 남은 건 스스로 고백하는 것뿐 나는 미리 말했다 “부인, 헛걸음하고 싶지 않아 미리 말하는데, 전 아프리카 사람입니다.” 침묵, 말없이 전해 오는 교양 있는 사람의 인내심 입을 연 목소리는 립스틱을 덕지덕지 바르고 금박 테를 두른 긴 담뱃대를 빠는 소리 같았다 나는 재수가 더럽게 없었다 “얼마나 까맣죠?”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살짝 까만 가요, 아니면 아주 까만 가요?” 버튼 A, 버튼 B 공중전화에 숨어 말하는 자의 썩은 숨 냄새 붉은 전화박스, 붉은 우체통,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붉은 이층 버스 진짜였다! 그녀는 사려 깊게도 강조할 곳은 힘주어 물었다 “살짝 까만 가요, 아니면 아주 까만 가요?” 무슨 말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