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4

팔레스타인: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내 어머니께 어머니의 빵이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커피도 어머니의 손길도 아이의 마음이 내 속에서 자라납니다 하루 또 하루 저는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제가 죽으면, 어머니의 눈물이 부끄러우니까요! 저를 받아주세요, 언제고 제가 돌아간다면 어머니 속눈썹의 장식 띠로 당신의 순결한 영광으로 세례를 받은 풀로 저의 뼈를 덮어주세요 그리고 저의 몸을 꼭 묶어주세요 당신의 머릿단으로 당신의 치맛자락에 나풀거리는 실밥으로 어쩌면 저는 신이 될 거예요 신이 될 거예요, 당신의 가슴 그 깊은 곳을 만지기만 한다면! 저를 써주세요, 제가 돌아만 간다면 당신의 빵틀에 불 지필 땔감으로 당신 집 지붕의 빨랫줄로 당신의 낮 기도가 없으면 저는 어디에고 머무를 수가 없으니까요 저도 늙었습니다, 그러니 유년의 별들을 돌려주세요 당신..

팔레스타인: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희망에 대하여 나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 ‘예멘의 목동이나 되어 부활을 노래했으면’ 나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 ‘하바나의 급사나 되어 억압받는 사람들의 승리나 기원했으면’ 나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 ‘아스완댐의 젊은 수문장이나 되어 바위를 위해 노래했으면’ 나의 친구여 나일강은 볼가강으로 흐르지는 않네 콩고강이나 요단강이 유프라테스강으로 흐르는 것도 아닐세 모든 강은 그 자신의 시원(始原)이 따로 있고 제 가는 길이 따로 있고 제 삶이 따로 있지. 우리의 조국은 친구여, 황폐한 나라가 아니라네. 때가 되면 모든 나라는 새로 태어나고 모든 전사(戰士)는 새벽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니. ​ * * * * * * * * * * * * * * * 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1941년 3..

팔레스타인: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신분증 적어둬라! 나는 아랍인 내 등록번호는 50000번이다 아이가 여덟이고 아홉 번째 아이가 올여름 태어난다 … 적어둬라! 나는 아랍인 내게 직함 따윈 없다 인내하라, 그곳 분노한 이들이 사는 곳에선. … 내게 증오는 없다 남의 권리를 앗을 마음도 없다 하지만 내가 굶주린다면 착취자의 살점이 내 밥이 되리라 조심하라 조심하라 내 굶주림을 내 분노를. ​ * * * * * * * * * * * * * * * 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1941년 3월 13일 ~ 2008년 8월 9일 향년 67세)는 팔레스타인의 시인이다. 다르위시는 1941년 팔레스타인의 한적한 갈릴리 호숫가의 작은 마을 아크레(Acre)에서 태어났다. 십 대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60년 첫 시집 를 펴낸 이..

팔레스타인: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유랑이 없다면, 나는 누구인가? 강 언덕 위의 이방인, 강처럼 물은 너의 이름에 나를 묶는다. 그 무엇도 이 먼 곳으로부터 나를 오아시스로 돌려보내 주지 않는다. 평화도, 전쟁도 그 무엇도 내가 복음서로 들어가는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무엇도, 그 무엇도 티그리스 강과 나일 강 사이의 썰물과 밀물의 해안에서는 빛나지 않는다. 그 무엇도 파라오의 전차에서 나를 내려주지 않는다. 그 무엇도 나를 돌봐주거나, 혹은 내게 생각을 품게 해 주지 않는다. 향수도, 전망도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유랑이 없다면, 그리고 강물을 응시하는 긴 밤이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강물은 나를 너의 이름에 묶는다. 그 무엇도 꿈의 나비들로부터 나를 빼내지 못한다. 그 무엇도 나에게 현실을 주지 못한다. 먼지도 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