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대인에게 '돈' 만큼 절실한 화두도 없다. 누구는 돈이 좋아서 지독하게 열망하고, 또 누구는 돈이 혐오스럽다고 해서 지독하게 경멸하기도 한다. '돈'이라는 것이 그렇다. 쓰는 사람이 쓰기를 잘못 써서 그렇지, 사실을 알고 보면 돈 그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한 일본 영화에 팥빙수를 파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팥빙수를 싫어해서 사 먹지는 않지만, 오며 가며 그 가게를 들러보게 된다. 특이한 것은 가게의 손님들이 팥빙수를 먹고는, 돈 대신 특별한 방법으로 값을 치르는 것이다. 이웃의 아주머니는 상추와 무를 내놓고, 한 동네 아저씨는 만돌린을 연주해주고, 동네 꼬마 아이는 자신이 손수 그린 나비 그림을 내어 놓는다. 결국 팥빙수를 먹게 된 주인공 역시 그 값으로 빨간 스카프를 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