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河東) 옥종면(玉宗面) 종화골에서 안계골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다."가마고개"로 불린다.광해군 때 일이라 구전된다.남명(南冥) 조식(曺植)의 학통을 이어받은 종화골의 한 명문 집안에서 딸을 출가시키고자 가마행차를 하였다.공교롭게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학통을 이어받은 안계골의 한 명문 집안에서도 딸을 출가시키고자 가마행차를 하였다.이 양가는 수백년래 명문을 두고 다투어 왔으며 학통(學統)을 달리 한 것도 그 적대의식 때문이었다.이 적대문명의 가마가 하필이면 이 고갯마루에서 부딪치게 되었다.비록 좁은 고갯길이긴 하지만 가마가 못 비켜 갈이만큼 좁진 않았다.고개 아래는 낭떠러지로 남강(南江)의 지류(支流)인 덕천강(德川江)이 흐르고 있고―. 어느 한쪽의 가마가 비켜주거나 비켜가기만 하면 아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