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이 메말라간다는 생각이 든다. 웃을 일도 줄어들고 감동할 일도 줄어드는 것이다. "웃을 일이 있나요 어디? 매일 똑같은 생활인데. 그날이 그날이죠 뭐..." 어린 시절에는 아주 자그마한 일로도 잘 웃는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아무 거리낌 없이 파안대소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 소설책을 보면서 밤새 눈물을 적시던 때도 있었고,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동에 젖어서 일기를 쓰기도 하고, 시 한 편을 몇 날 며칠을 외우고 다녔다. 그만큼 순수했다는 이야기다. 어릴 적에는 나와 너를 나누고, 내 것과 네 것을 가르지 않고, 그저 모두가 같은 마음이려니 하고 살지만, 차츰차츰 분별심이 생기다 보니 남의 일에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열린 마음들이 없어져서 그럴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그러면 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