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프리트 벤(Gottfried Benn) 3

고트프리트 벤(Gottfried Benn)

흑인 신부 검은 피 묻은 베개 위에 금발의 백인 아내의 목이 누워 있다. 태양은 그녀의 머리칼 속에서 광란하면서 그녀의 희뿌연 넓적다리에 길게 핥고 있고, 음탕한 일도 했고, 출산도 했지만 아직 그 모습이 흉하진 않다. 한 흑인 남자가 그녀 곁에 있다. 말굽으로 때려 그녀의 두 눈과 이마가 찢겼다. 그는 더러운 왼쪽 발의 발가락 두 개를 그녀의 작고 흰 귓속으로 쑤셔 넣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부처럼 누워서 잠잤다. 첫사랑 행복의 가장자리에서, 그리고 젊은, 따뜻한 피가 도는 천국순례를 번번이 떠나기 전처럼, 마침내 그녀의 흰 목에 칼이 꽂히고 그녀의 엉덩이에 죽은 피로 범벅이 된 자줏빛 팬티가 던져졌다. * * * * * * * * * * * * * * * * 고트프리트 벤(Gottfried Benn, ..

고트프리트 벤(Gottfried Benn)

작은 아스터 꽃 익사한 술배달꾼이 테이블 위에 받쳐져 있다 누군가 그의 이빨 사이에 짙은 자색 아스터 꽃을 끼워넣었군 가슴에서 피부 아래로 긴 메스를 들고 혀와 입을 잘라낼 때 난 그 꽃과 부딪치지 않을 수 없었지 옆으로 누운 그 머리에서 꽃이 미끄러져 내렸으니까 시신을 꿰맬 때 대팻밥 사이 가슴 구멍 속으로 그만 나는 그 꽃을 싸 넣어버렸다 네 꽃병 속에서 실컷 마시거라! 편안히 쉬거라 작은 아스터 꽃아! * 이 시는 이른바 벤의 처녀 연작시 에 나오는 작품으로서, 연작시는 등 모두 다섯 편으로 구성되었다. * * * * * * * * * * * * * * * * 고트프리트 벤(Gottfried Benn, 1886년 5월 2일 ~ 1956년 6월 7일)은 독일의 시인, 수필가, 의사이다. 고트프리트 벤..

고트프리트 벤(Gottfried Benn)

올페 1)의 죽음 어찌 당신은 나를 뒤에 남겼습니까, 사랑하는 이여 - 명부에 부딪히고, 황량한 로도페2)산 숲에 끌어가고, 두 가지 빛깔의 딸기, 붉은빛으로 이글거리는 과일 - 잎이 나면서, 수금(手琴)을 켜네 그 현에 부딪히는 엄지손가락! 이미 북풍 속에서의 3년!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달콤한 일, 그렇게 먼 곳, 맑은 목소리가 들린다. 덧없는, 그러나 깊은 입맞춤이 느껴진다 - . 그대 결국 그림자에서 방황함이여! 1) 그리스 신화, 아폴로아 킬리오프 사이에 난 아들로 시인이며 음악가. 그가 타는 하프가 하도 오묘하여 금수초목까지 매혹당했다고 한다. 아내 오이뤼디케가 죽자 황천에 내려와 음악으로 플루토를 감동시켜 고 약속하고 아내를 데려가기로 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그 약속을 이루지 못했다는 전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