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스웨덴의 집들 뒤엉킨 검은 가문비나무와 연기 뿜는 달빛. 이곳에 나지막이 엎드린 작은 집이 있고 한 점 삶의 기미도 없다. 이윽고 아침 이슬이 웅얼거리고 노인이 떨리는 손으로 창문을 열어 올빼미를 내보낼 때까지. 멀리 떨어진 곳에는 새 건물이 김을 내뿜으며 서 있고, 세탁소의 나비가 모퉁이에서 퍼드덕거린다. 죽어가는 숲의 한가운데서 퍼덕이는 나비, 그곳에서 썩어가는 것이 수액(樹液)의 안경을 통해 나무껍질 뚫는 기계의 작업을 읽는다. 짖어대는 개 위로 삼단 같은 머릿결의 비 또는 한 점 고독한 천둥구름을 동반한 여름이 있고, 씨앗이 땅 속에서 발길질하고 있다. 흔들리는 목소리들, 얼굴들이 황야의 먼 거리를 가로질러 발육부진의 잽싼 날갯짓으로 전화선 속을 날아간다. 강 속에 있는 섬 위의 집이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