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2

알프레드 몸버트(Alfred Mombert)

겨울밤 낙일(落日)은 굳은 눈을 피로 물들이고 운다. 고요히 고요히 네가 부르는 노래를 듣는다, 산타 마리아.... 「내 입은 상처를 입어 아프다 그 사람에게 입맞췄기에. 내 몸은 병들어 차다 그 사람을 따뜻이 녹였기에. 내 마음은 헛되이 죽는다 그 사람을 사랑했기에...」 고요히 네가 부르는 노래를 꿈속에서 듣는다, 산타 마리아. * * * * * * * * * * * * * * * 알프레드 몸버트(Alfred Mombert, 1872년 2월 6일 ~ 1942년 4월 8일)는 독일의 시인이다. 몸버트는 유태계 독일인 상인 에두아르트 몸베르트와 그의 아내 헬렌 곰베르츠의 아들이었다. 경제학자 폴 몸버트는 그의 사촌이었다. 1890년, 그는 고향인 카를스루에에 있는 인본주의 그로세르조글리첸 체육관에서 아비..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파스테르나크(Бори́с Леони́дович Пастерна́к)

겨울밤 눈보라가 휘몰아쳤지. 세상 끝에서 끝까지 휩쓸었지. 식탁 위엔 촛불이 타고 있었네. 촛불이 타고 있었네. 여름날 날벌레 떼가 날개 치며 불꽃으로 달려들듯 밖에서는 눈송이들이 창을 두드리며 날아들고 있었네. 눈보라는 유리창 위에 둥근 원과 화살들을 만들었고 식탁 위엔 촛불이 타고 있었네. 촛불이 타고 있었네. 촛불 비친 천장에는 일그러진 그림자들 엇갈린 팔과 엇갈린 다리처럼 운명이 얽혔네. 그리고 장화 두 짝 바닥에 투둑 떨어지고 촛농이 눈물 되어 촛대서 옷 위로 방울져 떨어졌네. 그리고 모든 것은 눈안개 속에 희뿌옇게 사라져 갔고 식탁 위엔 촛불이 타고 있었네. 촛불이 타고 있었네. 틈새로 들어온 바람에 촛불 날리고 유혹의 불꽃은 천사처럼 두 날개를 추켜올렸지. 십자가 형상으로. 눈보라는 2월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