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채워진 그릇에는 아무것도 담을 수가 없다. 그릇이 그릇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비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도라는 것도, 깨달음이라는 것도 그렇다. 우리는 흔히 '깨달음을 얻는다.'라는 표현을 쓰지만, 옛 스승들께서는 비운다는 표현을 쓴다. '비우고, 덜어내고, 닦아라!' 그래서 드러나는 것이 불성(佛性)인 것이다. '나'라는 생각, '나'라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 한,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의 세상은 결코 만날 수 없다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몸을 깨우면 알아차려지는 세상이 있는 것이다. 그 일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정말 하기 싫은 일인지는 일어나서 몸을 움직여보면 안다. 생각을 넘어서 실재의 세계를 경험해 보면, 사실 싫은 것이 없는 세상이다. '좋다, 싫다', '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